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스포츠 대전이 열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유치 과정부터, 또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기까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분단 국가라는 핸디캡을 하루하루 깨면서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평창올림픽에서 모든 사람들은 쇼트트랙의 ‘괴물’ 최민정,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아이언맨’ 윤성빈, ‘7전8기의 신화’를 보여준 쇼트트랙 임효준 선수 등에게 열광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기적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따로 있다.
▶‘컬링’. 이 경기는 컬링 스톤을 빙판 위에서 번갈아 던져 ‘하우스(house)’라 불리는 표적 중심에 가장 가까이 넣는 팀이 점수를 얻는 경기다.
팀에서 스톤을 가장 먼저 던지는 선수를 ‘리드’라고 한다. 그 다음은 ‘세컨드’, ‘서드’, ‘스킵’ 순으로 스톤을 투구한다. 그 가운데 ‘스킵’은 팀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스톤을 던지며 주장을 겸한다. 실력과 정신력을 하나로 모으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서 금메달을 딴 국가적 영웅 만큼 세간의 이목을 끄는 선수가 있다. 컬링의 ‘스킵’인 김은정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안경 선배’라고도 불리는 김 선수는 ‘영미야~’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경기마다 세계적인 강호를 연파하고 있다. 김 선수는 경기 내내 무표정과 날카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열정, 뿔테 안경 넘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팀원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전 국민을 열광케 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이렇다. 친구이자 팀 동료인 김영미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하기 위해 외치는 “영미, 기다려∼”, “영미, 가야 돼!”, “영미, 헐” 등 시시때때로 바뀌는 표정과 억양, 표현으로 팀을 완전히 장악하며, 상대방이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분권의 미래를 결정할 6ㆍ13 지방선거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은 특정 정당의 독주도, 포퓰리즘의 달인도, 자신의 영달을 채우기 위한 리더를 원치 않는다. 지자체의 발전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며, 시민 모두를 행복감에 빠지게 하는 리더를 원할 뿐이다. 정상을 향해 정진하는 여자 컬링팀. 그 팀의 스킵인 김은정 선수의 해맑은 웃음이 기억되는 건, 그 속에 감춰진 행복한 리더십 때문이 아닐까.
김규태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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