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서 환상적인 팀워크를 발휘하여 은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컬링여자대표팀은 모든 국민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여자대표팀은 불협화음으로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뿌리박혀 있는 우리나라의 고질 병폐인 기본 원칙을 저버리는 파벌주의의 반칙이 작동한 것이다.
이러한 반칙이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 잡는 현실이 안타깝다. 거대 다국적 기업인 한국GM의 이기적인 행태에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 그리고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분야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당파적인 이해에만 급급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다급하게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거나 협력업체와 노조를 만나는 정치권의 모습이 진정성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천시의 대처는 보여주기식 임기응변에만 급급한 모습으로 더욱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과거 2000년 대우자동차 부도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소중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소극적인 것은 물론 상반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만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일자리를 볼모로 삼는 한국GM의 고압적인 자세에 대해서는 자유시장의 기업이 누리는 특혜인양 눈치 보는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GM은 2002년 4천332억원의 헐값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하였고, 2009년에 유동성 위기 때 4천912억원을 추가 투입해서 총 투자금액은 9천200억원 수준이다. 반면에 미국으로 가져간 각종 수익금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GM의 사태는 이자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GM 본사의 자금운용 정책에서 비롯되었고 합리적인 경영상황을 판단할 수 없는 불투명한 경영실태에 그 원인이 있다.
다행히 정부에서는 초기의 혼선에서 벗어나 3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주도권을 잡은 모양새다.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강력한 3가지 원칙에 GM측이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초기의 고압자세가 한풀 꺾였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정부가 당당한 원칙으로 기선을 잡은 모습이다.
이에 인천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노조를 비롯한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한 소통에 앞장서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양보하면서 상생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산적함으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만 보지 말고 원칙에 입각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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