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그 하모니카를 지금도 간직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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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꿈을 기록할 수 있다면 참으로 재미있을 것이고 작가에게는 소재가 될 것이며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의 希望峯(희망봉)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1~2학년 쯤에 동내 뒷동산 풀밭에서 깔끔하고 큼직한 하모니카를 습득하였다. 그 하모니카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지금쯤 전국은 아니어도 지방의 작은 음악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공무원 39년 재직 후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음악과 인연이 조금 부족했나보다. 그날 홀로 산책을 하다가 동네 언덕 잔디밭에서 하모니카를 拾得(습득)했으므로 어린 마음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소독을 한다고 라면 끓이듯이 물에 삶아 버린 것이다.

 

문제의 하모니카 외부는 철제로 만들어졌지만 그 속의 공기를 통과시켜 소리를 조율하는 다양한 크기의 셀들은 플라스틱이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한다. 펄펄 끓는 100도가 넘었을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플라스틱 부분이 여름날 초콜릿처럼 쭉 늘어져 밖으로 나와 버렸다.

결국 하모니카는 폐기됐고 어린 한국판 모차르트의 꿈은 녹아내린 하모니카 플라스틱 셀처럼, 여울목의 泡沫(포말)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후에도 음악가로서의 길을 가지 못했고 사연을 反芻(반추) 하는 글은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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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아이들은 참으로 다양한 조기교육을 받고 있다.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태권도, 외국어 학원에 다니느라 하루 종일 바쁘다. 아이들을 챙기는 엄마담당 학원과 할머니가 가방을 들어야 하는 속셈학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각각의 소질에 집중하여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이 보다 더 효율적인 시대라는 점에서 그물 던지기식 고비용 저효율의 예능교육보다는 포인트를 찾아 낚시를 던지는 교육과 업무 방식이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사회인, 직장인에게도 필요한 ‘스마트’적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학생에 대한 백화점식 교육보다는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로 키워내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넓게 보면 피아노, 바이올린,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악보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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