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수원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됐어도 여전히 비어 있다. 현역 염태영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한국당 후보에겐 현역 극복이란 장벽이 없다. 그런데도 후보자가 없다. 하겠다는 이가 없는 것이다. 1년여 전만 해도 달랐다. 자타천 후보군들이 넘쳤다. 20대 총선의 낙선자들도 후보군에 있었다. 시장 선거가 ‘권토중래’의 장(場)이 될 거라 여겨졌다. 박종희ㆍ김용남ㆍ김상민 전 의원, 박수영 전 위원장 등이 그렇게 꼽혔다. 지금은 한 명도 없다. 1년여 만에 이렇게 됐다. ▶공석이 길어지면서 ‘설’이 나돈다. 도지사 후보의 이른바 ‘시장 U턴 설’이다. 지역 정가가 내놓는 시나리오는 그럴듯하다. 도지사 출마는 정치인 개인의 몸값을 높인다. 언론 노출도나 정치적 중량감이 시장 후보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 이런 전술적 팽창기를 거쳐 시장 선거전에 뛰어들 거라는 분석이다. 설의 대상은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박종희ㆍ김용남 전 의원이다. 당사자들은 펄쩍 뛴다. 박 전 의원은 “절차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한다. 김 전 의원은 “꼭 도지사가 되겠다”며 일축한다. ▶냉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시장 U턴 설’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당이 고의로 수원시장 후보를 고르지 않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부작위에 의한 공석 유도의 정황이라도 목격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행안부 김희겸 기획실장에게 출마 권유가 갔었다. 방문규 전 기재부 차관에게도 권유가 있었다. 안완기 전 가스공사 부사장에도 같은 제의가 있었다. 지역 정치권 또는 중앙 정치권이 대화의 창구였다. 찾기는 했다는 얘기다. 거절당한 것이다. 지금의 공석은 그렇게 빚어진 결과다. ▶한국당은 명색이 제1야당이다. 수원은 한때 보수의 상징이라 여겨졌다. 8년 전 이맘때만 해도 딴 세상이었다. 11명의 후보가 파란 점퍼를 입고 길거리를 누볐다. 그랬던 한국당이 지금은 후보를 못 찾고 있다. ‘일부러 비워뒀다’는 추측도 당의 속앓이를 모르는 소리다. 그래서 사그라들지 않는 게 도지사 후보의 ‘시장 U턴 설’이다.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하기야 우리네 경선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가 나돌 만도 하다. 막판으로 갈수록 뒤죽박죽된 공천 역사가 어디 한두 번이었나.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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