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차 남북정상회담] “北, 비핵화 의지 분명히 밝혔다”… 北美 대화 ‘물꼬’

판문점 ‘평화의 집’서 열려 北정상 우리측 땅 첫 방문 北대화 의사에 美반응 주목

▲ 대통령 대북특사 방문 결과 발표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대북특사 방문 결과 발표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내달 말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한의 정상이 남쪽 땅을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 특별사절단이 북측과 협상을 통해 북·미 대화 및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큰 틀에서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북미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남북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남북 3차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 합의

남북이 3차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을 것이란 관측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을 것이란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남북간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 세 번째다. 두 차례 모두 북측인 평양에서 진행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 내려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북한 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정의용 청와대 실장은 “판문점은 우리 분단의 상징”이라며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진행됐는데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이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 비핵화 의지 반영

북한은 비핵화 의지도 분명히 밝히며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도 높였다. 정 실장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관련 진전된 입장을 내놨다. 북한은 그간 전제 있는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북 적대 정책 완화나 북미 관계 개선 이후에는 비핵화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조건부 비핵화 방안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특사단 앞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선대(先代)의 ‘유훈’임을 확인했다면 북·미 대화의 출발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는 평가다.

 

남북은 이를 토대로 북미대화 분위기 조성 속도에 맞춰 3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인 회담 시기나 의제까지도 논의했기 때문이다.

■북미간 대화 탄력…미측 반응 주목

무엇보다 이번 대북 특별사절단이 북측과 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북미간 대화라는 물꼬를 텄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정 실장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측이 비핵화와 북미대화 용의를 밝히면서 북미대화 중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움’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관해 ‘만족한 합의’를 봤다는 보도를 두고 북한이 북·미 대화에 관한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북미대화를 전제조건으로 ‘북핵 폐기’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 관건이다. 따라서 미국 측 반응이 주목된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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