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장애인 감동드라마 ‘평창패럴림픽’

지난 2월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17일간 많은 감동과 화제를 남긴 채 지난 2월25일 폐막됐다. 그로부터 열이틀 뒤인 3월9일 또 하나의 감동의 축제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이어진다. 바로 장애인들의 ‘감동 축제’인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개막된다. 1988년 서울 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패럴림픽에는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참가해 6개 종목에 걸쳐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패럴림픽은 93개국 2천900여 명이 참가했던 비장애인올림픽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4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선수도 있는 반면, 대다수가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 등으로 인해 후천적 장애를 갖고 사는 사연 많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비장애인도 쉽지 않은 눈과 얼음 위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인간 한계를 극복하는 남다른 용기와 도전을 펼치는 것이다. 따라서 평창패럴림픽의 모든 경기는 승패와 결과를 떠나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감동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마늘 소녀’로 대변되는 여자 컬링 대표선수들의 감동과 역사적인 첫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투지,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ㆍ김민석의 ‘깜짝 메달’, 변방에서 이룬 윤성빈의 ‘스켈레톤 황제’ 등극, 이상화ㆍ고다이라의 아름다운 우정 등을 통해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 뜨거웠던 동계올림픽의 열기와 국민적 감동은 불과 열흘도 안돼 국내 정세와 사회적 이슈에 묻혀 식어가고 있다. 더욱이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비장애인올림픽과 비교할 때 무관심에 가깝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필연적으로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장애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예측불가의 운명이다. 다만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찾아온 장애 앞에 좌절해 불행한 삶을 사느냐, 아니면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면서 새로운 행복을 찾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장애를 아름다운 도전으로 승화시키는 장애인 선수들의 경연장이 될 평창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이유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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