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3월에 만나는 선생님

▲
3월의 시작과 함께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비로소 학교는 분주하다.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개학을 한 학교들이 졸업식과 학년말 수료식을 마친 후 3월에 새롭게 학생들을 맞이한다. 3월의 학교는 새 얼굴들과의 만남이다. 새내기 신입생들과 새로운 선생님들로 학교의 바람은 색다르고 신선하다. 신입생들도 재학생들도 새 학급에서 새 얼굴들을 만난다. 담임 선생님이 새롭게 바뀌고 교과 담당 선생님들도 새 얼굴로 바뀐다.

 

학생들은 어떤 기대로 선생님들을 만날까. 교과 선생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담임 선생님이다. 새 학년 새 학기에 학생·학부모들이 만났으면 하는 담임 선생님(교육부 <행복한 교육> 2017. 2)이 있다.

 

초등학생들이 만났으면 하는 담임 선생님은 ‘마음이 고운 선생님’, ‘칠판에 그림을 잘 그리는 선생님’, ‘약속을 잊지 않는 선생님’이다. 중학생들은 ‘문제 학생들을 잘 지도하고 일반 학생들에게는 부드러운 선생님’,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는 선생님’, ‘학급에 관심을 많이 갖고 주의를 기울여 주는 선생님’,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선생님’을 바라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학생의 옳지 않은 행동을 따끔하게 꾸짖어 주는 선생님’, ‘학생이 힘들어하는 일을 공감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선생님’, ‘학생 모두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 ‘학생 누구에게나 공평한 차별 없는 선생님’을 희망하였다.

 

▲
학생들이 만나고 싶은 최고의 선생님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소통하는 선생님이다. “혜영이 앞머리 잘랐네?” 하는 가벼운 말과 사소한 관심도 학생에겐 감동으로 다가간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이런 소통과 따뜻한 관심이 더 좋을 수 있다. 학생을 편애하지 않고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주며 학생을 바로 혼내는 게 아니라 일단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칭찬해주는 선생님, 단순한 개념 전달이 아니라 더 재미있게 수업하기 위해 열심히 수업 연구를 하는 선생님을 학생들은 바라고 있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만났으면 하는 선생님은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 ‘ 단점보다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는 선생님’, ‘유머가 넘치는 선생님’, ‘학습보다 인성을 더 강조하고, 아픈 아이도 잘 배려해 주는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교실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간과해버리기 쉬운 부분이 생겨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에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학급에 관심을 갖고 학급 경영을 잘 하는 좋은 선생님을 기대해 본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왜 선생님이 되었을까.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그때 그 아이들이 지금까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느 날 나의 그 한마디에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세웠다고 하며 언젠가 나를 찾아오는 제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김유성 죽전고등학교 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