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기도 도소매·숙박음식업 고용 급감…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2월 경기도 고용동향에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경인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의 취업자 수는 660만 7천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3만 4천 명 늘어났다. 그러나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은 2만 2천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한 농림어업도 고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1만 1천 명이 감소해 역대 최저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은 지난해 9월 157만 9천 명으로 경인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이후 점차 감소 추세로 돌아서 이달 2년 전(140~150여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급격히 인상한 점이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특히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농림어업은 사업장 지출 중 인건비 비중이 큰 산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올해 1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일자리를 잃는 ‘최저임금의 역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비자발적 실업 추이를 보여주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전국 기준 15만 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2.2%(3만 7천 명) 증가했다. 당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와 증가율은 고용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래로 최고치다.

 

반면 통계청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최저임금 인상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인통계청 관계자는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등 다양한 요인이 혼재돼있어 최저임금 영향만 따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숙박·음식업이 9개월째 고용이 감소한 것은 산업 수요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 특수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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