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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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심장을 두드리며

이슬비 내리고

꿈틀거리며 피어나는 봄

술렁이는 삼월은

가끔 얼얼한 시샘바람이 불어도

푸른 잎들이 돋을 것이네

환한 꽃잎

그 향기 온 누리에 날리우듯

만국기가 봄바람에 휘날리네

가끔 톱니바퀴 같은 시간을

던져버리고 싶을 때

꽃 몽오리 환하게

폭죽처럼 피어나고

그에 취한 봄을 단장하네

시리게 빛나는 무리 속으로

37.6°씨는 우리를 단장하고

몸을 푼 대지의 태반은

에메랄드 영롱한 몸짓으로

빛나고 있네

 

이승남

<시산맥>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마음의 행간>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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