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으로 인한 취업연령 시기가 높아진데다 집값 상승, 인구감소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이 지난해 5.2건으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2007년 7건과 2014년 6건을 거쳐 현재 5건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혼인건수도 26만 4천500건으로 전년 대비 6.1%(1만 7천200건) 줄어 지난 2012년 이후 6년 연속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 1996년에만 해도 43만 건이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30만 건대로 폭락한 뒤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지난 1974년 25만 9천600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령별 전년대비 혼인 건수 감소폭은 30대 초반 남성(10.3%ㆍ1만 1천300건), 여성(9%ㆍ7천900건)이 모두 최대치를 보였다. 평균 초혼 연령도 남성(32.9세)ㆍ여성(30.2세) 모두 전년대비 0.2ㆍ0.1세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각각 1.8ㆍ2.2세 상승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구조적인 면에서 30대 초반인구가 전년대비 5.6%가량 감소했고, 20대 후반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는 추세인데다 전세가격지수도 전년대비 상승하면서 혼인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보통 결혼을 하고 2년 정도 후에는 첫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2016∼2017년 모두 결혼건수가 5% 이상 감소해, 2∼3년 후에는 출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혼인이 줄면서 이혼율도 20년 만에 최저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인구 1천 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 2.0건 이후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지난해 이혼 건수도 10만 6천 건으로 전년보다 1.2% 줄었다. 반면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 3천100건으로 지난 2007년(2만 5천 건)보다 1.3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에는 1만 1천600건으로 10년 전(6천100건)보다 1.9배 증가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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