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캠퍼스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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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이 기다려진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4월, 봄이 참 좋다. 3월에는 대학 캠퍼스는 초록의 등장보다 새내기 신입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약간 서툰 화장과 어설픈 옷차림, 그리고 어쩔 줄 모르는 몸놀림과 힘찬 인사말로 봄이 다가온다. 

봄의 소식이 들리는 3월 이후 4월은 만연한 봄이 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참 좋은 때다.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곳이고, 누군가는 어쩌다 보니 와 있는 곳이고, 누군가는 정말 있고 싶지 않은 곳이 지금 자신이 속한 대학이다. 

그럼에도 4월만큼은 모두가 새로운 변화의 시작에 서 있는 시기다. 언 땅을 뚫고 싹이 나오는 봄인 것이다. 10대를 지나가는 그리고 20대를 맞이하는 인생의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지도교수와 지도학생이라는 인연으로 10여 명의 신입생과 만남을 시작했다. 어떤 학생이 담임선생님이시군요? 하며 웃는다. 그래, 아직은 담임선생님이 익숙한 학생들이다. 해마다 신입생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하며 꼭 묻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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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 동안 꼭 하고 싶은 것 3가지! 대학에 온 신입생들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몇 년 동안 변함없이 가장 많은 희망사항은 여행이다. 친구들과 여행하고 싶어요! 어디든 좋단다. 여행 다음으로 하고 싶은 것은 연애다. 당연한 희망이다. 20대란 본능적으로 이성을 찾게 되는 시기다. 설렘과 이끌림으로 연애를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는 해외연수, 과 수석, 밤새 술 먹기, 카페에서 노트북 펴놓고 보고서 쓰기, 봉사활동, 동아리 등등. 참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이런 새내기의 봄바람을 나는 적극 지지한다. 1학년 1학기 만남에서 만큼은 취업과 학업에 대한 이야기를 애써 자제한다. 신입생은 캠퍼스의 봄을 즐길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상 봄일 수 없듯이, 이들의 인생도 항상 20대는 아닐 것이기에 지금을 내 것으로 누릴 수 있는 힘 또한 중요하다 생각한다. 봄이 봄다워야 여름과 가을 나아가 겨울을 준비하는 데 건강하다. 대학 캠퍼스의 봄이 봄답게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새내기들 인생의 여름, 가을, 겨울이 건강하길 기원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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