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ㆍ촉ㆍ오의 실제 국력은 어땠을까. 면적으로 본 영토는 비슷했다. 그런데 내용이 달랐다. 촉은 산악지대가 많았고, 오는 버려진 땅이 많았다. 위는 알토란 같은 땅으로 꽉 차 있었다. 자연스레 농업생산력도 압도적이었다. 당시 인구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촉은 90만명, 오는 230만명이다. 위는 촉ㆍ오를 합친 인구보다 많은 440만명이다. 삼국지는 조조(위)ㆍ유비(촉)ㆍ손권(오)의 쟁패를 팽팽하게 그렸다. 하지만, 실제 국력으로 본 삼국 구도는 위나라 독주였다. ▶조조는 인재 챙기기가 유별났다. 촉 장수 조자룡이 홀로 들어와 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주군인 유비의 부인과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산 위에서 이 싸움을 지켜보던 조조가 지시했다. ‘(조자룡은 인재이니 죽여선 안 되고)화살에 촉을 제거하고 쏘라.’ 황건적과의 싸움에서는 아끼던 장수 포신을 잃었다. 막대한 포상금을 걸고 시체라도 찾으려 했다. 끝내 못 찾자 포신의 얼굴을 조각한 뒤 성대히 장례를 치렀다. 이렇게 얻은 참모 93명이 조조의 힘이었다. ▶조조가 동탁 암살에 실패했다. 도망자 신세인 그를 여백사가 챙겼다. 부친과 의형제를 맺었던 어른이다. 요리하는 칼 소리를 자기를 해하려는 것으로 오해한 조조가 여백사 일가를 몰살했다. 술을 사오던 여백사와 마주치자 그마저 죽이고 불태웠다. 서주 태수 도겸은 조조의 아버지 조숭을 극진히 대접했다. 그런데 인솔하던 부장 장개가 도중에 조숭을 죽이고 재물을 훔쳐 달아났다. 오해한 조조가 도겸의 서주로 쳐들어갔다. 백성을 닥치는 대로 죽여 서주 땅을 피로 물들였다. ▶조조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인재를 쓸 줄 아는 현자라는 평이 있다. 리더십을 배우자고 주장한다. 잔인하고 포악한 군주라는 평도 많다. 자신의 이익 앞에 도리를 저버리는 배신자로 정의된다. 어차피 고대 기록 속 인물이다.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있다. 조조는 강력한 국가를 만든 제후다. 삼국 경쟁에서 맨 윗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탁월한 지도자임엔 틀림없다. ▶경기도지사 선거판에 조조가 등장했다. 남경필 지사가 거론했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반박했다. “(조조보다는) 의탁할 곳을 찾아 옮겨 다닌 여포에 가깝다.” 1월의 일이었는데, 재미있었다. 도민이 생각하는 삼국지 속 도백은 누구일까. 지혜의 조조 정신에 덕치의 유비 정신을 갖춘다면 좋을듯한데. 지금 후보 중에 그런 이가 있을까. 남경필ㆍ전해철ㆍ이재명ㆍ양기대…. 여기에 조조ㆍ유비ㆍ손권…. 어떻게 결론 내든 유권자 맘이다.
김종구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