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열된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경선

민주당의 인천시장 후보 경선이 과열돼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와 보수의 몰락으로 인한 전국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독주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당내 경선이 곧 본선으로 여겨 과열되는 양상이다. 15일부터 실시하는 권리당원과 일반인 여론조사를 앞두고 예비후보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서로 간 비방전이 시작됐다.

문제의 발단은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이 특정후보의 정책발표 현장에 동원된 것에서 시작됐다. 민감한 시기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면서 당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책임자가 그 불씨를 당긴 모양새다. 그 이면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높은 지원을 받는 후보에게 휩싸여 가는 구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명 친문후보에게 눈치 보면서 줄 세우기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러한 양상이 낯설지 않고 과거 총선에서 친박의 몰락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는 것 같아 더욱더 안쓰럽다.

촛불민심에 힘입어 탄생한 새로운 정부는 과거와 완연히 다른 정치를 할 것이라고 모든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일부 비선 측근들의 국정 농단은 물론 패권문화도 청산할 것이라 믿고 지지한 것이다. 촛불혁명이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 몰락한 친박의 흔적을 되풀이하는 친문의 모습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이해되지 않는다. 소통하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만 앞세우면 촛불민심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믿는 예비후보자들의 구태의연한 모습에 유권자들은 냉철하게 반응할 것이다.

후보자 개개인들은 한 표가 아쉬워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지만 남북문제와 국제무역 분쟁 등 국가적 난제 해결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먹칠을 하는 것이다. 지방의 행정을 책임지고 시민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정치는 오로지 지역정책에만 집중하여야 한다. 과거 정책을 되풀이하고 유사한 공약을 서로 경쟁하듯이 남발하면서 차별화되지 않는 것을 현명한 유권자들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특히 과거 행태와 친노 또는 친문에만 매달리는 구태를 자만으로 여겨 현명한 당원들은 응징할 것이다.

선거는 유권자들을 위한 잔치다. 유권자에게 풍성한 잔칫상을 각기 차려 놓고 선택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하거나 잔칫상이 빈약하면 선택을 받지 못한다. 자기만의 잔칫상을 마련하지 않고 남이 쓴 잔칫상을 빌려오면 이미 선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아직도 선거운동 기간이 많이 남았기에 멋진 민주당의 잔칫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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