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용시장은 ‘추운 봄’…건설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맞물려

최근 고용상황 악화 원인으로 건설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건설업 채용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느낀 영세업종의 고용 시장이 얼어붙어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 2달간 10만 명대에 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1일 경제전망기관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3월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만 9천 명ㆍ6만 4천 명ㆍ4만 4천 명으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3월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8만 9천 명ㆍ15만 명ㆍ16만 7천 명을 기록한 점과 비교할 때 상황 악화가 두드러진다.

 

경제전망기관인 LG경제연구원(-0.2%)과 현대경제연구원(1%), 한국경제연구원(0.4%), 금융연구원(-0.9%) 등은 올해 건설 투자 증가율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올해 건설 투자가 갈수록 위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건설업 취업자 수도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31만 7천 개 중 건설업 일자리가 3분의 1이 넘는 11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 감소에는 최저임금 인상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들어 7천530원으로 작년보다 16.4%(1천60원) 상승했고 인상률은 2000년 9월 16.5%를 올린 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런 가운데 3월 취업자 수 감소가 눈에 띄게 큰 산업은 도매 및 소매업이다. 도매 및 소매업의 하위분류인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 도매 및 상품 중개업, 소매업(자동차 제외)에서 모두 취업자가 줄어 작년 3월과 비교해 합계 9만 6천 명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슈퍼마켓, 문구점 등 자영업자나 영세 상인 종사 업종이 도매 및 소매업에 다수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취업자 감소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은 전체 노동소득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라며 “국내 서비스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등 내수를 확대해야 소득 주도 성장의 효과를 높이고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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