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을 듯…북측지역부터 南기자 취재 허용

대북확성기 방송 2년 만에 중단

▲ 3차 실무회담 합의서 교환하는 남북 남북정상회담 경호의전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김상균 국정원 2차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창선 국무부 위원이 23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3차 회의를 마친 뒤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3차 실무회담 합의서 교환하는 남북 남북정상회담 경호·의전·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김상균 국정원 2차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창선 국무부 위원이 23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3차 회의를 마친 뒤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세부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당일치기로 열리는 정상회담 일정에는 공식환영식과 정상회담, 환영만찬이 모두 포함됐다.

 

남북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3시30분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의전ㆍ경호ㆍ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회담은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열린 실무회담이다.

 

회담에서는 생중계를 감안해 판문점 북측지역에서부터 남측 기자단 취재도 허용키로 합의됐다.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부터 남측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 생중계를 시작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장면, 양 정상이 악수한 후 회담 장소인 남측지역 평화의 집까지 이동하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청와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북한이 핵 협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이번 기회를 살려 북한의 비핵화 결단까지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의 조치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중대한 결정’이라고 규정했고,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청신호라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가를 직접 언급하며, 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유엔 수장까지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칭찬전략’을 통해 김 위원장의 긍정적 태도 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비핵화 협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핵 동결로부터 출발해 완전한 핵 폐기의 길로 간다면 북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김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이번 선언을 통해 사실상 핵 폐기로 가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일단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집중하되, 김 위원장이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만큼 의제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비핵화 프로세스 돌입을 전제로 한 논의로 제한될 전망이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전격 중단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선언하자 남측에서 이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우리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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