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균형감을 유지하며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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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갑자기 잠자리에 누울 때 현훈(어지럼증) 증세가 있어 이석증인가 싶은 걱정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였다. 주변에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러움으로 고생하는 분이 계셔 지레 걱정이 앞섰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균형감각이 무너지니, 서 있는 것은 물론 눈 뜨고 사물을 보는 것도 어렵다. 귓속의 작은 알갱이가 내 몸의 균형을 잡는데 이리 중요한 것이라니…. 몸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도 내 맘대로 안되는 순간을 경험하고 나니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가 생각난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어감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 눈부시게 아름다운 초록의 변화와 함께 낭만과 봄바람이라도 날 것 같은 살랑거리는 마음 안으로 중심을 잡고 균형을 찾으라는 내면의 울림이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다음 해 언제쯤인가 혼자 시간을 갖기 위해 호젓한 곳에 머물 때, 그곳에서 읽게 짧은 글이 있다. 누구의 글인지 알 수 없으나 내 맘에 크게 와 닿았던 <성숙한 사람들> 이라는 글의 내용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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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우나 지겹지 않고, 지성적이나 오만하지 않고, 신중하나 까다롭지 않고, 힘이 있으나 사납지 않고, 온화하나 두려움을 모르고, 선하나 순하지 않고, 대담하나 경솔하지 않고, 치밀하나 이기적이지 않고, 즐거워하나 속되지 않고, 고마워하나 굽실대지 않고.

 

생각과 삶의 중심을 바르게 두고 균형을 잡으라는 소리로 들린다. 어느 것 하나 내 이야기가 아닌 게 없다 싶다. 읽으면 읽을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커지는 것은 왜일까? 적은 것이라도 내 손에 쥐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이 생기는 순간, 이 균형감을 잃기가 참 쉬운 게 요즘 사회 모습인 것 같다. 갑질이 그렇고, 미투운동에서 보여지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렇다.

 

균형감을 유지하며 산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몸의 균형을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를 조절하며 노력하는데 마음과 생각의 균형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매일 아침 이 글귀를 보며 그런 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내 생각의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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