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美급파… 볼턴 보좌관과 ‘한반도 비핵화 조율’
남북정상 동시 입장… 폭 2018㎜ 테이블 마주앉기로
남북 정상은 ‘2018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폭 2018mm의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 문양이 들어간 흰색 의자에 앉는다. 남북정상 왼쪽과 오른쪽에는 공식 수행원이 각각 3명씩, 남측과 북측을 합쳐 모두 12명이 배석하게 된다. 타원형 테이블 너머 벽쪽에 있는 단상에서 두 정상은 악수를 할 예정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회담장 전체 컨셉은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을 회담장 구성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회담장 내에는 ‘금강산 작가’로 불리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내걸었다. 회담장 안에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들여놓음으로써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남북은 이날 판문점에서 합동 리허설을 진행했다. 남북 합동리허설에는 우리 측 김상균 수석대표와 북측 김창선 단장 등 남북 양측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남북 실무준비단은 10년 6개월 만에 이뤄지는 이번 ‘2018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의견을 교환한 것은 물론 상대 측의 견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합동 리허설을 순조롭게 마쳤다.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명확해진 것으로 북미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함께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미국 현지시각)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났다”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방안 등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 실장을 남북 정상회담 사흘 앞두고 워싱턴으로 급파한 것은 물밑에서 논의 중이던 한미 정상회담을 매듭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의미의 종전 선언을 이끌어 내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합의를 이룬 뒤, 남북미 3국 정상이 모여 기존의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평화협정 로드맵’이다.
이러한 구상은 남북, 북미, 한미 간 각각의 합의 없이는 힘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존재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러한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또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종전 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비핵화를 둘렀단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한미 정상회담이 불가피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한미 정상회담을 굳히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판문점 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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