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수행원단 외교·안보 수뇌부 총출동

우리측 임종석·정의용·강경화 등 7명
北은 김여정·김영남·김영철 포함 9명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할 공식 수행원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포함됐다. 

북한의 권력서열 1위와 ‘백두혈통’ 여동생 뿐 아니라 명목상 국가수반이 총출동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예상밖의 라인업에 6월 예정된 북미 정상 간 핵담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설주 여사는 동반 여부가 미정인 상태지만 우리 측은 만찬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오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북측 공식 수행원을 발표했다.

 

북측 공식 수행단에는 김여정·김영남을 비롯해 김영철·최휘·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최고 통치자와 헌법상 국가수반이 동시에 우리 대통령과 회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남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만남에 배석하지 않고 각각 별도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김영남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문 대통령을 만난 경험이 있다. 김여정과 김영철은 지난 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도 배석했다. 김영철은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선 임 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경두 합참의장 등 7명이 문 대통령을 수행한다. 외교부 장관이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합참의장은 당초 명단에는 없었으나 뒤늦게 합류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경제 관련 부분이 빠지고 비핵화 논의에 집중하면서 공식 수행원도 외교·안보 분야에 집중됐다. 리용호와 박영식은 강 장관, 송 장관의 카운터파트다. 북한 내 ‘미국통’인 리용호의 참석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 배석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선 남북이 동수로 배석자를 앉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공개된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장에는 폭 2018㎜의 타원형 테이블 양옆으로 총 14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운데 앉아 마주보고 남북 공식 수행원 12명이 양 옆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특성상 김 위원장과 다수의 참모들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고지도자와의 거리가 곧 권력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최근 김 위원장이 공식행사에 리설주 여사를 동행하는 등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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