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남북정상회담 셈법 분주…판문점 선언 뒷받침 vs 대여 공세

남북 정상이 새로운 평화시대 개막을 천명한 가운데 6·1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셈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앞세워 ‘평화 띄우기’ 총력전에 나선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깎아내리는 등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진보·중도층 유권자는 물론 보수층 일각에서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만큼 평화 분위기를 지속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드루킹 사건’ 등 악재 속에서 ‘평화세력 대 대결세력’ 구도를 형성, 지방선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한 과제들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당에서 뒷받침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활성화’와 관련,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또한 민주당은 정부가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실천하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며 “한국당은 편협함으로 한반도 평화-대전환의 시점에 뒤처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의 ‘한반도 비핵화는 구색 맞추기’라며 평가절하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공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면서 “여덟 번을 속고도 아홉 번째는 참말이라고 믿고 과연 정상회담을 한 것이겠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우리 민족끼리는 문제가 없는데 미국이 문제’라는 시각이 북측과 주사파들이 남북관계를 보는 눈”이라며 “히틀러의 위장평화정책에 놀아난 체임벌린보다 당시는 비난받던 처칠의 혜안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얼마 전까지 핵을 들고 전 세계를 협박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던 김정은”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나더라도 이렇게 미화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북한의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송우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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