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의 만남으로 하루빨리 통일되길 바란다”
영국인 앤드류씨는(52) 29일 파주 임진각에 세워진 망배단의 의미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앤드류씨는 “한민족이 60여 년 동안 분단된 채 살아왔다는 것은 서로에게 불행”이라며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계기로 반드시 통일을 이루라”고 강조했다.
분단과 냉전의 산물 DMZ 등 대북 안보관광지가 남북정상 회담을 계기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지구촌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주말, 공휴일에는 접경지역인 파주 안보관광지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회담 장소인 판문점의 국내ㆍ외 여행객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임진각, 망배단, 통일대교 등 파주 안보관광지에는 수천 명의 관광객이 끊임없이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한을 바라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평화 분위기를 만끽했다.
창원에서 올라온 김성문씨(59)는 “가족과 함께 역사적인 현장을 보기위해 파주 통일대교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이동하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렸다”며 ”남북정성회담은 한반도 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파주시관광진흥센터 관계자는 “28ㆍ29일 이틀동안 평소보다 1천700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해 안보관광지를 둘러봤다”며 “긍정적인 회담 결과가 나오고 앞으로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외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 일산 호수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8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평화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평화를 주제로 한 ‘고양평화통일디지털체험관’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 전시장에는 유독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
황석모씨(31ㆍ대구시 달서구)는 “남북정상회담의 열기를 느끼고 싶어 파주를 찾았다가 내려가는 길에 고양국제꽃박람회장을 방문했다”며 “평화통일과 관련한 꽃 전시와 체험 부스가 있어 정상회담의 감동이 새로이 밀려온다”고 벅찬 감정을 밝혔다.
(재)고양국제꽃박람회측은 남북정상회담과 개최 시기가 맞물리면서 주말을 포함, 박람회 사흘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정상 회담 장소인 판문점 여행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장소인 판문점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역사적 장소를 방문, 기념하고픈 국내ㆍ외 여행객들의 예약 및 문의가 폭증하는 것이다. 판문점 여행이 여행사별로 매월 관광 가능 일자와 관광객 숫자가 정해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외국인을 전문으로 판문점, 문화재 관광을 진행하는 A 여행사는 판문점 예약 문의가 이달 중순부터 쇄도해 오는 7월까지 예약이 거의 찼다. A 여행사 관계자는 “당초 이맘때 판문점 관광 상품이 팔리기는 해도 7월 예약까지 거의 마감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약 문의도 평년보다 30% 이상 늘어나 남북정상회담 효과를 톡톡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여행사도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인해 이달 초부터 판문점 관광 문의가 평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면서 7월 중순까지 상품 예약을 마쳤다. 특히 전화 문의의 80% 정도가 외신을 접한 외국인으로 분석되면서 DMZ, 판문점 등 대북 관광지가 세계적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음을 방증했다.
한편,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5~2017년 국내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4천387만여 명이며, 이 중 10% 정도가 판문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요섭ㆍ김상현ㆍ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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