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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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인당 국민소득 235달러. 수출 10억 달러. 자동차 등록대수 12만대 2017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수출 5천740억 달러. 자동차 등록대수 2천252만대.

‘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것은 희생해도 좋다’. 우리는 지난 50여 년간 ‘경제성장 지상주의’를 믿고 밤낮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해왔다. 성과는 있었다. 흔히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한 만큼 우리는 행복할까? 그렇다, 라고 흔쾌히 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자연 양로원으로 변한 농촌, 유치원부터 입시경쟁에 시달리는 아이들, 연애와 결혼ㆍ출산을 포기하고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 언제 직장에서 나오게 될지 불안해하는 중장년들, 홀로 쓸쓸하게 병들어가는 노인들…. 경제성장을 위해 달리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이제는 멈추고, 돌아봐야 할 때다.

성장 중독에 매몰된 사회에 제동을 걸고, ‘성장에서 행복으로’ 나라 발전의 목표를 대전환하자고 기치를 든 사람들이 있다. 경쟁력 제일주의 사회보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국민총행복전환포럼(GNH Forum)’이 얼마전 창립대회를 갖고 출범했다. 포럼은 1960~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를 지나면서 ‘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해질 것’이라 믿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나라로 성장한 현재 우리의 실상을 묻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 가장 낮은 청소년 행복지수와 사회복지 수준, 가장 높은 자살률 등 불행이 만연한 사회로 변모한 상황을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민총행복포럼은 창립선언문에서 “우리는 오늘, 성장지상주의 시대와 결별을 선언한다. 경제 성장에서 사람 행복으로, 나라 발전의 목표를 대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성장률 O%’라는 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복 청사진’을 대통령의 제1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실천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은 두 가지를 지향한다. 첫째, 행복을 위해 물질적 조건 외에 교육ㆍ환경ㆍ건강ㆍ문화ㆍ공동체ㆍ여가ㆍ심리적 웰빙ㆍ거버넌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둘째, 내가 행복하기 위해선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과 행복을 공유하는 것이다.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출발과 함께 사회 기본 이념이 모든 분야의 균형발전, 함께하는 행복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이젠 행복영향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깊이 인식해야 할 사안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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