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 포루하 “금융화 거센 조류 막아야”
실물경제·잠재가치 갉아먹는 수법 파헤쳐
대형은행 등 ‘거저먹는 자’ 돈놀이 경계
저자 라나 포루하는 책에서 “금융화의 거센 조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화(Financialzation)’란 금융과 금융적 사고방식이 기업과 경제의 모든 측면을 구석구석 지배하게 되어 버린 현상, 즉 ‘만드는 자(maker)’들이 ‘거저먹는 자(taker)’들에게 예속되어 버린 경제를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 금융은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지만 지나치게 비대해진 금융은 경제 성장을 돕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금융업의 사고방식이 깊숙이 자리 잡아 미국에서 가장 크고 잘나가는 기업조차도 은행처럼 행동하고 있는 오늘날의 경제 시스템이 병들어 있다고 이야기하며 괴물 같은 금융 패권이 초래한 갖가지 폐해를 바로잡고자 우리가 당장 시행해야 할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또 저자는 우선 금융화를 주도하는 각종 금융업체들이 어떤 수법을 동원해 실물 경제의 자산과 잠재적 가치를 갉아먹는지를 파헤친다. ‘거저먹는 자’의 대표 격이라 할 만한 시티그룹 등의 대형 은행들, 대기업을 공략해 단기적 주가 상승만 추구하도록 압박하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들, 막대한 정보력과 자금을 이용해 석유나 금속, 식량 등의 상품시장을 조작함으로써 폭리를 취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 금융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본래의 사업보다 돈놀이에 열중하는 기업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 라나 포루하는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글로벌 비지니스 칼럼니스트이자 CNN의 글로벌 경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저자는 뉴스위크에서 경제 및 국제부장, 유럽과 중동 특파원 역임했으며 당시 유럽 경제 문제 보도에 기여한 공로로 독일 마셜 기금의 피터 와이츠 상을 수상한 바 있는 경제 전문가다. 이 책에서 포루하는 심층 취재 및 월가 및 워싱턴 고위급 인사들과의 독점 인터뷰를 바탕으로, 금융화 추세가 저성장과 임금 정체, 빈부 격차 확대를 조장하고 경제적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실태를 파헤친다. 값 1만8천원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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