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파주시 간부공무원 평가 ‘살생부’ 논란

제1노조, 설문조사 후 베스트 공개… 워스트는 차기 시장과 면담
“정치적 악용될 소지 높아” “직원간 갈등 부추겨” 부작용 목소리
제1노조 “공직을 사익으로 넘보는 자 없애야… 매년 실시할 것”

파주시청 제1노동조합이 6ㆍ13 지방선거를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베스트ㆍ워스트 간부공무원 선정 설문조사를 벌여 직원 간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시 제1노조(위원장 이덕천)에 따르면 존경하는 간부공무원을 선정해 직원 간 배려문화를 형성하고자 지난 14일부터 베스트ㆍ워스트 간부공무원 평가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설문조사를 통해 베스트 직원 3명과 워스트 직원 3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5급 이상 65명을 대상으로 베스트는 도덕성ㆍ인간성ㆍ리더십ㆍ책임성ㆍ전문성 등 5개 항목을, 같이 근무하고 싶지 않은 부서장인 워스트는 인격모독ㆍ부당지시ㆍ기회주의ㆍ직권편애ㆍ독단 및 비민주형ㆍ무능력 및 무책임성 등 6개 항목을 평가한다.

 

제1노조는 설문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분석해 베스트 공무원은 공개하고, 워스트 공무원은 추후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면 면담을 통해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의 배려하는 직장문화 형성 언급과는 달리 직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A씨(6급)는 “소위 인기투표를 해서 이를 공개하고, 특히 이를 차기 시장에게 제출할 경우 자칫 살생부로 둔갑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B씨(8급)는 “다른 시도 베스트ㆍ워스트를 평가하다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파주시에서 실시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며 “정말 배려하는 직장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면 설문조사를 비공개해 차후 직원 복지정책 자료로만 활용하면 좋겠다”며 공개를 반대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 제1노조 측은 “더는 행정을 감정으로 여기며 줄 세우려는 이들이 설 곳이 없고, 공익의 자리를 사익으로 넘보는 이들이 요직을 넘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실시할 방침이다”며 “베스트와 워스트 직원 명단 공개 여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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