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출정식에는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시티), 이승우(베로나) 등 예비 엔트리 28명 가운데 23명이 참석했다. 또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홍명보, 최순호, 서정원, 최진철 등 각 포지션별 ‘레전드’ 선배들도 같은 포지션의 후배들과 출정식에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이틀전 프랑스 리그앙 경기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은 권창훈(디종)과 중국ㆍ일본리그에서 활동 중으로 이날 오후에 합류한 권경원(텐진 취안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정우영(빗셀 고베)은 출정식에 빠졌다.
출정식에서 선수들은 특별 제작한 정장 단복을 입고 모델처럼 런웨이를 걸어 팬들과 마주했다. 세계 최강 독일(1위), 스웨덴(23위), 멕시코(15위)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한 한국(61위) 선수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 속에서도 여유와 자신감을 잃지 않은 모습으로 당당하게 필승의 각오를 피력했다.
사령탑인 신태용 감독은 “팬들이 3전 전패를 걱정하시는 데, 우리 태극전사들이 첫 경기인 스웨덴전부터 승리를 거둬 환호하게 할 것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간판 스타’ 손흥민은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국민들이 우리를 응원하면서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피게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고 각오를 다졌고,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함께 오른 차범근 전 감독을 향해 ”많이 배우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차 전 감독은 손흥민을 바라보며 “이미 나를 넘어선 선수다. 끼를 발휘해 상대팀의 견고한 벽을 허물어 달라”고 당부했고, 역시 공격수 출신인 최순호 포항 감독은 “지도상에 한계선은 있지만, 능력에 한계선은 없다”며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미드필더진의 대표인 ‘캡틴’ 기성용은 “부상 선수도 나오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된다. 주장으로 선수를 잘 이끌어서 국민께 큰 힘을 주고 기쁨이 되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깜짝 발탁’된 대표팀 막내 이승우(20)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대표팀에 들어와 너무 기분이 좋고 떨린다”면서 “월드컵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뛰며 많이 배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팬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출정식을 마친 선수들은 파주 NFC로 이동해 오후부터 본격 적인 생존경쟁과 전력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약 보름간의 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 23명을 확정해 6월 3일 출국할 예정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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