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남측 취재단을 제외한 외신 기자들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 JS622 편은 22일 오전 9시48분(한국시간 오전 10시48분)께 이륙했다.
이 항공편은 공항 전광판에 ‘평양행’으로 표시돼 있었으나, 방북에 앞서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외신 기자들에 따르면 평양을 들르지 않고 원산까지 한번에 가는 노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원산행 항공기에는 중국 CCTV, 미국 CNN, 미국 APTN, 러시아, 영국 언론 관계자 등이 탑승했다.
CNN 소속 윌 리플리 기자는 탑승 수속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장과 폐기식을 투명하게 보여주길 바란다”면서도 “결과는 지켜봐야 할 거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CNN의 티모시 슈워츠 베이징 지국장은 북한 측에서 비자 비용으로 1만 달러(약 1천80만원)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북측이 23~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우리측 기자단을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후속조치가 없어 기자단의 방북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앞으로도 북측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남북 및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은 이날 고려항공 이륙에 앞서 판문점 채널로 북측에 남측 취재단 명단 접수를 재차 요구했으나 북측은 “지시받은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당초 공지했던 항공편에 외신 기자를 태워 이륙함에 따라 남측 취재단이 베이징에서 북한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남측 취재단도 공항에서 철수했다.
북한은 외신만 초청한 가운데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북 기자들은 이날 원산에서 하루를 보낸 후 기차를 타고 풍계리까지 이동하게 된다. 폐기식을 취재한 후 다시 원산으로 돌아와 오는 26~27일께 항공편으로 베이징으로 나올 예정이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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