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공동취재단이 23일 남북 직항로를 통해 뒤늦게 방북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5일 만에 우리 기자단 명단을 접수함에 따라 24~25일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식에 참석하게 된다.
북한 원산에서 취재 중인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 기자들을 태운 항공기가 방금 전 원산에 착륙했다”며 “그들은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비자발급이 거부된 후 마지막 순간에 추가됐다”고 전했다.
AP통신 평양 지국 책임자인 에릭 탤매지 역시 트위터에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가는 긴 여행이 곧 도로나 철로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취재진은 몇 시간 후 원산의 호텔을 떠날 것”이라고 적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정부가 통보한 취재단 명단을 수용했다. 통일부는 “판문점 연락채널 업무개시 통화 때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정부는 방북 승인 및 수송 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취재단은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VCN-235)를 타고 동해 직항로를 따라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 외신 기자단과 합류했다. 원산에는 기자단이 머물 숙소(갈마호텔)와 프레스센터가 있다.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시작되는 재덕역까지 거리는 약 416㎞로, 전용열차로 이동하는 데 12시간가량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덕역에서 위로 올라가면 경비 시설과 기술자 체류 구역이 있고, 그 위에 갱도 지역이 있는 구조다. 국제기자단은 북한이 마련한 별도 장소에서 갱도 폭파 과정을 참관하게 된다.
한편 이동 시간과 현지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당초 밝힌 대로 24~25일 중 갱도 폭파가 이뤄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