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매운 쫄면

젓가락 한 짝이 툭, 나를 던졌다
어쩌면 내가 팔꿈치로 밀쳤는지도 
 
 나의 작은 몸짓에 너는 비명을 지르며, 갔다
 융숭하게 차려진 생을 버리고, 
 먼지 속으로 
 
 젖은 속옷이 바람에 떨어지듯
 예고 없이 일어난 일이다
 찾아야한다, 너를
 장난 그만하고 나오라고, 이제 재미없다고
 
 강철같은 너의 의지, 싸늘한 눈동자를 읽는다
 
 단 한 번의 실수, 바닥에 흥건한 원망
 
 뜯겨져 나온 위장을 움켜잡고, 어두컴컴한 동굴 속, 너를
 부른다.
 아, 놓쳐버린 인연 하나가 나를 주저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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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월자
충북 영동 출생, <열린시학>(수필), <리토피아
>(시)로 등단. 국제문화예술대상, 수원영화인 황
금소나무상, 올해 젊은 작가상, 수원문학인상,
2018 수원예술인대상(문학부문)수상. 현재 한국
문인협회 수원지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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