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판문점 실무접촉… ‘비핵화 협상’ 막올랐다

북측지역 통일각서 한국통 성김 대사·미국통 최선희 부상 ‘대좌’
핵무기·핵물질 반출 규모·시기 vs 구체적 체제 안전보장책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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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김, 최선희
지지부진하던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 실무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판문점에 북미 전문가들이 모두 집결하는 한편, 별도 협의 채널도 가동하면서 회담 성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을 끝내자마자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미국과 북한이 실무협의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선언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불씨를 살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양측이 보다 핵심 의제에 다가설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28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미국 측에서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성김 주 필리핀 대사가 대표로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미국통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대표 자격으로 실무회담에 돌입했다. 과거 6자회담에서 협상에 전면에 나섰던 인사들이다.

 

쟁점은 역시 ‘비핵화 방안’이다. 북측이 여러 차례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던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의 반출이라는 더욱 높은 수준의 비핵화에 동의할지가 관심사다.

 

북한은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제안에 맞서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미 수교의 발판을 닦을 수 있는 대표부 설립 등 구체적인 양국 정상화 방안까지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이 실무접촉을 순탄하게 진행할 경우 ‘급’이 높아진 고위급 회담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양국의 정보 라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한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만남이 이뤄진다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마지막으로 조율할 자리가 될 수 있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핵심 의제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면 실제 양국 정상이 만나는 싱가포르에서는 경호와 의전, 보안 등을 협상하기 위한 채널이 동시에 가동된다. 싱가포르 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장소와 시간 등 구체적인 일정이 이번 만남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미국 측에서는 조 헤이긴 부 비서실장이 이끄는 협상팀이, 북한 측에서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끄는 협상단이 각각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양측은 판문점-싱가포르 채널을 통해 의제 및 의전·경호 등을 조율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최종 개최 여부를 밝힐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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