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보리밥

▲ 1942년 충북 영동 출생. 국학대학 2년 수료. 18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외.
보리밥을 보면

우리 엄니 생각난다.

명절날 하고,

생일날 하고,

손님 오신 날만 빼곤

일 년 열두 달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리밥만 잡수셨다는 우리 엄니.

그래서인지 엄니 몸에선

보리 냄새가 난다.

눈물 같은 비릿한 보리 냄새가 난다.

보리밥은 가난의 밥

그런데도 우리 엄닌 보리밥이 좋단다.

한방에서 여러 형제들이랑 빙 둘러앉아 나눠 먹던

그 보리밥이 좋단다.

 

윤수천

1942년 충북 영동 출생. 국학대학 2년 수료. 18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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