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2018년 트렌드 예측에서 1번으로 떠오른 단어가 ‘소확행’이다. 그런데 이것이 올 상반기 소비나 생활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단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하다.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며, 작년 한 해를 대표한 단어 욜로(YOLO)에서 직접 자기자신에게 더욱 충실해진 결과라고 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고, 사소한, 일상적인, 보통의, 평범한’과 기존의 ‘꿈’이라면 크고(원대한), 불가능하더라도 도전의 의미가 있는,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의 장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매일매일을 꿈꾸고 내가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지금 우리사회를 되살펴보면, 젊은이들의 삶이 쉽지 않은 취직, 목표가 불분명한 공부, ‘을’의 위치에서 느끼는 사회적 불만, 자녀 한 명 키우기도 빠듯하다고 느끼는 절망감에서 미래보다는 지금 현재의 삶에 만족하려는 그들의 새로운 분출구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젊은이뿐만 아니다. 요즘 중장년층에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이 ‘나는 자연인이다’ 라고 한다. 그 흔한 연예인 한 명 출연하지 않는데도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고 장수하는 이유는 팍팍해진 삶과 책임감으로 점철되어 피폐해진 삶을 피해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현재 한국의 중장년들에게는 다른 것이 아닌 먹고 사는 것과 자기자신을 위한 삶에만 충실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농촌도 이에 발맞추어 새로운 트렌드를 잘 이용하는 사업의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물론 현재도 농촌체험이 많이 생겨나고 늘어나고 있다. 팜핑, 팜파티, 계절마다 있는 수확체험 농장, 농가공품 만들기 체험 등의 활성화되고 있다. 도시민이 농촌의 삶과 농업을 이해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촌의 소득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도농교류의 좋은 제도로 정착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시민들이 찾는 확실한 행복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농업 경영인)의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과 그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현실을 보는 것도 필요하다. 농촌은 도시민들의 삶을 충전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농업경영인들이 오늘을 같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오늘도 부족한 일손을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수확을 위하여 봄부터 많은 땀방울을 쏟으며 살아가는 일터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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