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선언·비핵화 합의 성사될까… ‘北美 담판’에 쏠린 눈

하루 앞으로 다가온 북미회담
文 대통령 ‘깜짝 초청’ 가능성
靑, 싱가포르 상황 예의 주시

싱가포르로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의 바고트빌 공군 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연합뉴스
리셴룽 총리 만난 김정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이스타나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평화의 운명을 가늠할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세계의 관심이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 ‘세기의 담판’을 위해 싱가포르에 차례로 입성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선언과 비핵화 합의를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후 늦게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깜짝 합류할지 여부 역시 여전한 관심사다.

 

양 정상은 1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이 유력하다. 양 정상 모두 회담일(12일)에 앞서 싱가포르에서 일정을 소화하게 되는 만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샹그릴라호텔)와 김 위원장의 숙소(세인트레지스호텔)간 거리는 불과 500m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일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김 위원장이 11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알려진 일정이 없지만, 리 총리와 회담 등의 일정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이같은 일정들이 성사된다면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힌트’가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단계적인 제재해제와 수교 등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패키지’와 관련해 더 깊은 내용을 발언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거론할 비핵화 의지의 강도 역시 지켜봐야 한다.

 

이번 회담을 중재해온 청와대는 싱가포르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미간에 도출될 합의의 수준에 따라 다음 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시간낭비는 없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행 자체가 긍정적인 회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는 중이다. 북미간 구체적이고 높은 수준의 합의가 도출된다면 제재해제 국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 없음-2 사본.JPG
합의의 수준이 원론적이라고 해도 ‘만남’ 자체에 의의를 부여한 뒤 다음 담판의 중재를 추진할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제2~3의 북미 정상회담을 암시하는 발언들을 했고, 미국의 백악관으로 김 위원장을 초청할 수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류도 아직 완전히 그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12일 북미 정상회담 직후 13일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에 사인을 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에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대한민국이 빠질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에 가깝다. 이번 기회에 ‘깜짝 초청’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청와대는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을 따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항구적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한 다음 단계인 남북미중 4자간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일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오는 13일 방한을 해 회담 내용을 우리측에 설명할 예정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전격적인 3차 남북 정상회담 및 핫라인 통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해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