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고위급·분야별 회담 지속
남북·북미관계 개선 ‘선순환’에도 탄력 예상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기의 빅딜’이 진행될 가운데 이 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의 방향도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관계가 북핵 문제와 북미관계에 의해 제약됐던 과거와 달리 북미관계가 풀리면서 남북대화가 촉진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는 초유의 국면이다.
남북은 지난 1일 고위급회담을 통해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 이행 계획을 세웠다.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국방장관회담 개최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장성급 군사회담은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와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공동진출을 비롯한 체육분야의 교류협력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체육회담은 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다.
이산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은 22일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도 합의했다.
철도 도로 연결 및 산림분야 협력도 예정되어 있다. 그야말로 전방위 협력 대화가 예정된 것이다.
이번 국면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맞물려가며 전개된다는 점에서 의미 심장하다. 남북이 회담 일정을 모두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잡은 것은 북미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움직이려는 속내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의 성과가 나온다면 경협 등 남북관계 진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북 간 예정돼 있는 철도 도로 연결 및 산림분야 협력은 북미회담 결과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에 북한의 찬성표가 더해지며 남북협력을 통한 남북철도 연결이 가능해졌다.
경의선, 동해선, 경원선이 모두 연결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제시한 ‘에이치(H)라인 경제 벨트’의 물류·교통 토대가 완성되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로드맵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북미회담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핵화와 체제보장·경제지원의 맞교환 협상의 진전이 있으면 남북 간 경협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미 정상 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그간 진행해 온 남북관계 개선 국면은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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