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여론조사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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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천16명의 지역일꾼과 12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선거가 있을 때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여론조사 믿을 수 있습니까?”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여론조사 전화가 왔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이를 대답했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머니는 늙은 것도 서러운데 이런 여론조사를 어떻게 믿겠냐며 화를 내셨다. 화가 난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상세하게 물을 수도 없고 통계학적으로 표본은 어떻게 추출되고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는 어떻게 도출되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굳이 설명한다면 이런 경우는 표본 확보과정에서 특정 세대의 응답률이 표본 가중치의 한계를 넘어서 조사를 중지한 경우다.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은 중요하다. 하지만 높은 응답률보다 표본 추출방식과 조사방식이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여론조사는 축적된 연구결과와 최신의 조사방법론을 바탕으로 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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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차범위 안에서의 정확한 여론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곧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저녁 개표가 시작되면 당선자만큼이나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두고도 설왕설래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론조사와 개표 결과가 다르다는 이유로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통계인으로서의 바람이다.

 

통계청은 오는 20일부터 경제통계통합조사를 한다. 이번 조사는 국민들의 중복응답 부담을 줄이기 위해 6종의 경제통계 조사를 한 번에 실시한다. 그만큼 조사항목이 많다. 그렇지만 급변하는 국내 경제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사이기에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통계청은 국민들의 소중한 응답으로 만들어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유용하고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국가통계를 만들 것이다. 생활현장에서 어렵고 바쁘시겠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실 응답자들과 뜨거운 계절에 조사현장을 누비게 될 조사요원들에게 미리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김남훈 경인지방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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