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4.27 판문점선언 이행 논의

▲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만에 열렸다. 국방부 제공
▲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만에 열렸다. 국방부 제공

남북은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8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갖고 4·27 판문점선언에 포함된 군사 분야 합의사항 이행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는 2007년 12월 이후 10년 6개월여 만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이날 오전 통일각에서 열린 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 있게 해야 한다”며 “흔들림 없이 판문점 정신을 이어받아 대화를 나누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비롯해 다양한 남북협력 로드맵을 담은 4·27 판문점선언의 세부적 이행조치 마련을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 정책관은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의 ‘줄탁동시’를 언급하며 “남북 군사 당국이 협력해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며 남북 간 긴밀한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군사 당국 간 만남은 앞으로 한 번에 끝날 대화가 아니다”라며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이어가야 다음 대화 과정이 순조롭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은 “10·4 선언을 생각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성산에 있는 식물원에 직접 심으신 소나무를 돌아보고 왔다”고 말했다. 안 중장은 “10·4 선언은 2007년 10월 4일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동으로 발표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라며 소나무 사진을 꺼내 들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2일 직접 심은 나무”라며 “남측 대표단과 기자들이 돌아가면 노 전 대통령이 심은 나무의 푸르싱싱함과 10·4 선언의 정신, 6·15 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우리 마음을 전달해달라”며 “판문점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남측 대표단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을 비롯해 DMZ 내 GP(최전방 감시초소) 및 중화기 철수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 군 수뇌부간 핫라인 개설 등을 요청했다.

 

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진중하면서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남북회담에 이어 6·12 북미회담 공동서명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물론 글로벌 안보정세의 안정화를 위해 비교적 순탄한 여정을 거쳐온 만큼 앞으로도 실질적인 군사적 대치 완화방안 등을 도출해보자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회담 분위기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남북은 이날 오후 9시가 넘어 공동언론보도문을 발표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남북은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에서 합의된 서해 해상충돌 방지 관련 사항도 철저히 이행하기로 했다.

강해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