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농산물 농약잔류기준

▲
소득 수준 향상과 더불어 먹을거리가 풍족해지고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보다 더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농약잔류허용 기준이 강화된 농약허용물질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 제도는 작물별로 등록된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EUㆍ미국ㆍ일본ㆍ대만 등은 이미 시행을 하고 있다.

 

PLS 제도와 관련해서 최근 양평과 남양주의 농장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농업인들은 ‘재배면적이 적은 작물의 경우, 등록된 농약이 없거나 그 등록된 농약의 종류가 많지 않아 현재 농작물별 등록된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데 제도를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여러 농업 관계 기관 직원들로부터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소비자는 싱싱하고 흠이 없는 농산물만 찾는데 어떻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나’ 등의 불만이 있었다.

 

PLS는 해당 작물별로 등록된 농약을 허용하는 횟수와 약량을 작물 생육 시기에 맞게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농작물에 농약잔류 허용기준을 초과하여 농약성분이 검출될 경우 해당 농가는 농작물이 폐기될 수 있으며, 처벌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여 종류의 농작물에 7천600여 개의 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농약제조 업체의 비용부담 등으로 소(小) 면적 작물의 경우 등록된 농약이 없거나 종류가 적은 문제점이 있다. 이에 농업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최대한 많은 농약을 직권으로 등록하기 위해 시험(작물별 약효약해와 잔류성 등)을 하느라 무척이나 바쁘다고 한다.

 

또한, 관계기관(경기도ㆍ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ㆍ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등) TF를 구성하여 기관별 역할을 나누고, 농약판매상작목반개별농가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여 제도를 몰라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농약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적정한 농약이 없는 소(小) 면적 농작물에 대해서는 농약 등록이 될 때까지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최대한 빠른 시일에 농약이 등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한다.

 

농업인은 소비자를 생각하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시장에서 농산물을 고를 때 보기 좋은 농산물보다 다소 흠이 있는 농산물이 더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이수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