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3대 연합훈련’ 조건부 중단 가닥

비핵화 北美대화 진행되는 동안 전면전 가정 훈련 중지 입장 정리
대화 중단·북한측 합의 미이행시 자동 훈련 재개 등 내용 담길 듯

한미 국방부는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3대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다만 대화가 중단되거나 북한이 관련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3대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군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단하겠다고 언급한 연합훈련 문제를 긴밀히 협의 중이다. 이번 주 안으로 한미 국방부가 논의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기간에 실시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도발적이라고 언급한 대상은 대규모 전쟁을 상정한 ‘워게임’”이라며 “전면전을 가정한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3대 훈련은 UFG 연습과 키리졸브(KR) 연습, 독수리(FE) 훈련 등이다.

 

다만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의 중단 혹은 연기를 발표하더라도 ‘스냅백 조항’(협상에서 합의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를 복구하는 조항)이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비핵화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한미연합훈련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이 같은 3대 훈련을 “북침전쟁 소동”으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중단을 요구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확대회담에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3대 훈련 중 오는 8월 예정된 UFG 연습의 경우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정부 연습과 한미연합훈련으로 각각 나뉜다. 유엔사 주관으로 지난 1954년부터 시행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 컴퓨터 워게임 기법을 적용했다.

 

특히 정부 행정기관과 주요 민간 동원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사령부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미군, 전시증원 미군 전력이 투입되는 UFG연습에는 지난해에만 미군 1만7천500명(해외 증원군 3천 명 포함)이 참가했다.

 

매년 3월 진행되는 키리졸브 연습 역시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둔 지휘소 훈련이다. 또 키리졸브 연습이 종료된 뒤 개최되는 독수리 훈련의 경우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북미 대화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만약 3대 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해도 군사대비태세의 유지를 위해 각 부대 단위 또는 군별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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