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속셈은… 김정은·시진핑 ‘3차 회동’

김,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관계 설정 중국 정부에 자문
시, 美·中 무역 갈등 연관 ‘북한카드’ 활용 방안 모색 예상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에서 세 번째 정상회동을 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방중한 김 위원장이 같은 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주석을 만나는 모습을 보도했다. 북중 외교 관례상 북한 최고 지도자가 귀국하기 전에 중국이 방중 장면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CCTV 화면 캡처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에서 세 번째 정상회동을 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방중한 김 위원장이 같은 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주석을 만나는 모습을 보도했다. 북중 외교 관례상 북한 최고 지도자가 귀국하기 전에 중국이 방중 장면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CCTV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세 번째로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방중’ 의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다음 북미정상회담 등 미국과의 관계 설정 측면에서 중국 정부에 자문하고,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과 연관해 북한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본격적인 비핵화와 체제보장 협상 과정에서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고려항공 251편 특별기를 타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로 향하며 1박2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는 최근 석 달여 사이에 세 번째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해석된다. 북한 입장에선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정상 국가로서 외교에 자신감이 생겼고, 중국으로서는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다소 소외됐던 자신들의 입지와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과시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주요 매체와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북미정상회담 내용과 북한이 앞으로 취할 조치, 향후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이를 통해 북중 간 공고해진 관계를 재확인할 전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요청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 및 북미 역학관계에 변화가 발생할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협의를 한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소외되는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하고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키는 모멘텀으로 이번 이벤트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이어 차후 평화체제 논의 참여를 기대해왔다.

 

아울러 북미 최고지도자 간 사상 첫 대좌 이후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시동이 걸릴 시점에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의 몸값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데다 미·중 간 외교·안보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북아 외교·안보·경제 지형에서 북한의 입김이 확장되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의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충분히 소식을 듣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얘기를 듣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정부의 정보수집능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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