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인들의 축제 ‘2018 FIFA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6월14일부터 7월15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는 F조 첫 경기를 지난 월요일 치렀고 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훌륭한 기량과 투혼의 의지를 알기에 수많은 축구팬도 매번 기대감으로 월드컵을 기다리고 어쩌면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밤잠 설쳐가며 응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 여론은 물론 외신들도 한국 축구의 우승확률에 대해 일찌감치 냉혹한 평가를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월드컵 4년을 기다린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예상외의 성과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 대표선수들의 우수한 경기능력이 우승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 전술소화능력, 게임 운영능력, 목표의식, 위기관리능력, 창의성 부족 등을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꼽았었다. 슈틸리케 감독 또한 “창의성이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패스를 한 선수는 이후에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었다.
필자도 공통적으로 두 감독이 지적한 ‘창의성’이야말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요소라는데 공감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탈 집단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팀워크가 잘 이루어질수록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감독, 집단주의의 강한 연대감, 그리고 팀 규율을 맹종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막대한 심리적 부담감 내지는 반감마저 느끼는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자신감 결여로 수동적인 경기가 되고 선수들의 개성은 억압되기 마련이다.
창의성은 개인주의 문화에서 비로소 나오는 것이다. 외적으로 충분한 전략과 기술이 다져진 선수들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마음껏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내적 여건이 합해질 때 비로소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각자의 독창성을 존중하는 수평적 개인주의 문화가 한국 축구에 접목된다면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가 16강 아니 8강까지 올라가기를 바라는 희망! 이러한 희망을 주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월드컵에 진출한 한국 축구선수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며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멋진 무대를 기대해 본다.
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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