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이 직면한 비난과 ‘희생양 만들기’…“더 단단해지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엠블럼
▲ 2018 러시아 월드컵 엠블럼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기에서 맞붙는 상대 팀만큼이나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쏟아지는 비난과 ‘마녀사냥 급’ 희생양 만들기다. 2018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였던 지난 18일 스웨덴전 이후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아쉬운 경기력 속에 대표팀이 패한 원흉으로 중앙 수비수 장현수(FC 도쿄)가 지목된 게 대표적이다.

 

이 경기에서 박주호(울산)가 공중볼을 잡으려다 허벅지 근육을 다쳐 이탈한 게 장현수의 부정확한 패스 때문이었고, 김민우(상주)의 태클로 페널티킥 결승 골을 내준 장면도 장현수가 발단이었다는 보도가 특히 팬들의 분노를 돋웠다.

 

여기에 동조한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선수 개인이 감당하기엔 정도가 지나친 수준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장현수가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 복귀해 처음으로 진행된 19일 훈련에서 선수단을 대표해 취재진 앞에 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이런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그런 것(기사 등)을 안 보지는 않는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스웨덴전 이후 장현수 외에도 김민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공격수 김신욱(전북), 신태용 감독 등을 탓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구자철은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졸전 끝에 탈락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 경험 때문에 이번엔 비난을 환희로 바꾸고 싶었는데, 첫 경기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털어놨다.

 

구자철은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는데, 현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팀으로서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며 이어지는 멕시코전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기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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