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로하는 책…‘오늘도 엄마인 내가 낯설지만’ ‘나는 엄마다’ ‘엄마는 이제 미안하지 않아’

▲ 나는 엄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참고 배우며 해내고 있는데,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걸까.”

한 자양강장제 광고에 나오는 멘트다. 여자의 일생에서 엄마가 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정말 광고 카피 처럼 엄마라는 경력은 스펙 한 줄 되지 않는다. 여자라면 누구나 다 해내야 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로하는 책 세 권이 출간됐다.

 

먼저 <오늘도 엄마인 내가 낯설지만>(들녘 刊)은 결혼해 아이 둘을 키우면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인문학 강의를 해오던 저자 강안이 ‘불안한 엄마’들을 위해 펴낸 책이다. 흔한 육아 관련 도서 한번 읽어본 적 없던 저자도 아이들을 키울 때 불안했다.

하지만 그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은 ‘나는 나’라는 주문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하든, 그들이 뭐라고 하든 내 방식대로 하면 된다던 그는 스스로 영화와 책을 골라 아이들에게 보이고 읽히며 두 아이를 어엿하게 키워냈다. 다 성장한 아이들은 적절히 강요하고 적당히 방목했던 양치기 엄마를 여전히 사랑하고 존경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는 나’이니, 내 방식대로 하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엄마는 이제 미안하지 않아>(위즈덤하우스 刊)는 남성중심사회의 모순,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 강요된 모성 등 뜨거운 감자가 될 만한 주제를 속 시원히 풀어낸다.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욱하는 나를 멈추고 싶다>로 한국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만화가 다부사 에이코의 첫 번째 에세이로, 저자 자신이 직접 엄마가 되어 겪고 느낀 ‘이 시대에 엄마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충을 엮었다. 

저자는 육아에 대한 책임이 여자들에게만 지워지는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하고,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들에게 엄격한 공공질서가 적용되는 것을 부당하다고 인식한다. 모성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엄마들이 행복해지는 길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직면하는 문제점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나는 엄마다>(길벗 刊)는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실질적인 방법으로 ‘글쓰기’를 제안한다. 이 책의 저자인 심소영 행동화교육연구소장은 서른여섯에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아이의 자존감이 3세 이전 육아 기간에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든 일을 중단하고 3년 동안 육아에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육아가 마냥 행복하기만 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괴로운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 맞닥뜨릴 때마다 ‘왜 이렇게 힘들지, 나만 그런가, 해결방법은 없을까’를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글쓰기에서 찾았다. 육아일기 쓰기와 글쓰기 공부를 통해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소신육아’가 가능해졌고, 엄마로서나 개인으로서 크게 성장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책에는 육아 글쓰기를 통해 변화된 자신과 주변 지인들의 모습을 상세히 담았다.

 

송시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