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파주문화원은 “지난 20일 임진강 적벽에 새겨진 석각에 대해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임진나루에서 약 1㎞ 떨어진 제1석벽 상단에 조선후기 문신 우의정을 지낸 조상우의 4언시중 8자가 석각되어 있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진강 적벽은 모두 9개 석벽으로 이뤄져 문산읍 장산리 임진나루~초평도 사이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차문성 파주시문화원부설 향토문화연구소장은 “이번에 발견된 8자는 조상우(1640~1718년)가 남긴 4언시중 일부로 나머지는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는 조상우 조카인 조유수의 ‘후계집’에 숙부의 글인 ‘九疊廬屛 半面徐粧(구첩여병 반면서장)’ 8자가 임진강 제1석벽에 남아 있다고 문헌상 기록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현장 조사를 통해 석벽에 큰 글씨로 새겨져 있음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차 소장은 “옛글은 상징과 인용이 많아서 정확히 해석은 불가능하지만 ‘구첩여병’은 임진강 9개 벽면이 마치 병풍같다는 것이며, ‘반면서장’은 중국 시를 인용, 임진강의 아름다운 강변과 석면의 빛을 띠는 말로 풀이된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그는 특히 “정재 박태보(인현왕후 폐위를 반대한 문신으로 암행어사 박세당의 아들)의 5언절구가 제5석벽에 석각되어 있다는 조유수의 ‘후계집’, ‘정재집’ 등을 토대로 현장에서 확인하려 했으나 밀물 때라 추가 조사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박태보의 임진강 적벽 한시는 파주향토사가인 김현국씨의 사후 200년 뒤인 1892년 그의 6대손인 제억(齊億)과 제륜(齊崙)에 의해 간행된 문집 ‘정재집’ 2권에 수록돼 있는 것을 근거로 처음 제기했다.
우관제 파주문화원장은 “임진강 적벽의 아름다운 문화자원이 전문적인 전면 조사를 통해 보존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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