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서·화 능했던 천재적인 조선 학자
힘든 유배생활속에도 문화의 꽃 피워
고단한 현대인들에 인생 메시지 전달
‘북학사상’을 본궤도에 진입시킴으로써 조선 사회의 변화 논리에 힘을 실어준 장본인일 뿐만아니라, ‘추사체’라 불리는 글씨부터 ‘세한도’로 대표되는 그림과 시, 산문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다.
이런 그의 업적은 모두 유배시절 완성됐다.
왕실의 내척 집안 출신의 추사는 세도정치를 주도한 안동 김씨 세력을 비판하다가 모함을 받고 제주 대정으로 유배를 떠난다.
추사체와 세한도는 바로 제주 유배 시절에 완성한 것이다.
추사의 제주도 유배생활은 결국 그를 위대한 예술가로 만들었지만, 그 과정은 절대 녹록하지 않았다. 거친 풍랑을 헤쳐 고생 끝에 도착한 제주는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추사의 마음처럼 춥고 황량하고 외로웠다.
하지만 추사는 육지에 얽매이지 않고,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다. 그리고 삶, 사람, 사물 등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 독특한 필체인 추사체나 불멸의 명작 세한도 같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인생 최대의 위기 속에서도 추사는 삶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고, 더 나은 예술 작품을 남기기 위해 자신을 지켜냈다.
<추사에게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우다>(위즈덤하우스 刊)는 혼란한 상황에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았던 추사의 삶을 통해 나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설흔은 선인들, 그중에서도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동안 인문학 관점에서 바라 본 역사 속 인물의 삶과 성찰을 다룬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2013년에 출간된 <추사의 마지막 편지, 나를 닮고 싶은 너에게>의 개정판인 이 책은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2007),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2009)를 잇는 세 번째 인문실용소설이다.
저자는 실제 추사가 남긴 서신과 서화를 바탕으로 추사의 남긴 다섯 가지 가르침을 편지 형식으로 전달한다. 추사를 ‘나’로, 추사의 아들을 ‘너’로 설정하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인생의 메시지를 편지를 빌어 전달하는 형식이다.
험난한 인생 앞에서 두려워하며 “아버지를 닮고 싶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추사는 때론 냉혹하게, 때론 다정하게, 위기에 처한 ‘나’를 지키면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값 1만4천 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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