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청년, 일자리가 없나?

김창학 경제부장 c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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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누나들은 서울 구로공단, 영등포 가발공장에서 쉼 없이 일했다. 월급을 받으면 자신이 쓸 최소 비용만 남기고 고스란히 부모님께 보냈다. 동생들 학비와 생활비였다. 누나들은 노처녀 나이를 훌쩍 넘을 때까지 몸이 부서져라 일 만했다. 산업역군이라는 미명하에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열악한 노동환경 속이지만 우리 사회 여성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기반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70~1980년대 이른바 ‘중동 붐’은 토목, 건설 등 제한된 분야였지만 ‘열사의 중동 사막’ 근로자들은 한국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그도 돈을 벌겠다는 결심으로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국 만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했지만 급여는 한국에서의 두 배였다. 그야말로 기회의 땅, 엘도라도(El Dorado)였다. 이들이 흘린 사막의 비지땀은 1인당 국민소득을 1만 달러 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됐다.

 

올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이란 통계로 우리 사회가 우울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0.5%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나 상승했다. 다행히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9.0%로 1.4%포인트 하락하고 고용률은 42.9%로 전년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고용난 쇼크는 여전하다. 이처럼 청년실업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정말 일자리가 없어서일까.

 

현 상황에 대해 청년들은 사회ㆍ경제적 상황이 아버지 시대와 다르다고 말한다. 지금처럼 취업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았고 노동집약적 산업 위주여서 일자리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아버지 시대도 현시대만큼 어려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책임감과 도전정신이 좀 더 강했다는 것이다. 공장에 다니고 이국 땅도 아랑곳하지 않는 이유는 돈 벌어 생활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의 결과였다.

 

성경에서 사도 바울은 일하지 않는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라”며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일침을 가한다. 경기도가 기본소득 정책일환으로 ‘청년배당’ 연 1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4년 뒤 정책 결과가 궁금하다.

 

김창학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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