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류경식당 종업원 송환…“남측 경제 위기 심각” 보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이어져 온 가운데 북한이 최근 잇따라 대남비난을 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다음 달 하순 이뤄질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집단 탈북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가하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쓸데없는 훈시질` 말라고 격한 반응을 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남측의 경제정책을 걸어 비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이런 논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수뇌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남조선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각계의 우려가 커가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수많은 기업체가 문을 닫거나 합병되는 통에 노동자들이 무리로 해고되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실업자 대군이 쏟아져 나오면서 남조선에서는 ‘실업대란’, ‘비상사태’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런데도 심각한 실업문제가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아 사회적인 불안과 우려, 불만은 날로 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조선에서 경제파국과 실업사태는 그대로 민생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분야에서 물가 폭등이 계속되고, 반면에 주민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어 사회 양극화 지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선동했다.

 

21일에는 박근혜정부에서 이뤄진 여종업원 탈북 사건을 강제 유인 납치라고 주장하며 남측의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반(反) 인권적 행위를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빠른 송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문은 “박근혜 패당에 의해 강제 유인 납치된 우리 공민들에 대한 태도문제는 남조선당국의 북남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과 같다”면서 “우리 여성 공민들의 송환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일정에 오른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은 물론 북남 관계의 앞길에도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일문일답을 두고 “쓸데없는 훈시질”, “감히 입을 놀려댄 것”, “무례무도한 궤설”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원색 비난했다.

 

이처럼 북한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한반도 평화의 또 다른 한 축인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높여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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