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직 두루 거친 ‘행정의 달인’
“경기도의 기적 자랑스러워”
‘경기도 행정의 맏형’이자 ‘뼛속까지 경기도 공무원’인 이재율 제33대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31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1960년생으로 정년을 2년 앞둔 이 부지사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지난 16일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같은 결정에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은 “공직의 마지막 모습도 이재율 답다”라는 평가를 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1987년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31년 공직생활 중 화성 부시장과 행정안전부, 청와대 근무 등으로 말미암은 6년을 제외하곤 무려 25년을 경기도에서만 근무했다. ‘기획’과 ‘경제’ 파트를 주무기로 장착한 이 부지사는 뛰어난 기획능력과 균형잡힌 업무 추진력, 상하를 배려하는 자세로, 경기도 공무원들 사이에서 롤 모델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이 부지사는 경제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행정 1·2부지사는 물론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에는 정무직이었던 경제부지사까지 역임하는 등 경기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특히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그를 청와대에서 데려오기 위해 부지사직을 비워놓겠다는 배수의 진까지 쳤고, 결국 차관직을 포기한 이 부지사가 도청으로 돌아온 일은 경기도 역사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나 3년 가까운 행정1부지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쌓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 부지사는 최근 병가를 내고 통원치료를 받아왔다.
30일 경기도청 신관에서 열린 명예퇴임식에서 다소 야윈 모습으로 나타난 이 부지사를,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과 염종현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이화영 평화부지사, 실ㆍ국장 및 부단체장, 이외 도청 직원들이 따뜻하게 맞아 줬다. 이 부지사는 차정숙 자치행정국장으로부터 ‘도청 직원 감사패’를, 송 의장으로부터 ‘도의회 감사패’를, 유관희 도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노조 감사패’를 각각 받았다.
이 부지사는 퇴임사를 통해 “한강의 기적도 있지만, 경기도의 기적도 있다”면서 “20여 년간 경기도의 인구는 약 2배 늘었고, 지역총생산 등 경제 규모는 20배가량 성장했다. 그 한가운데 여러 선배와 저 그리고 여러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업적이 자랑스럽다. 민선 7기에도 많은 것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리고, 각자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태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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