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레 언론에서 외국인에게 우리나라의 모습에 대해 과도하게 질의하는 걸 풍자한 ‘두유노(Do You Know?)’ 시리즈도 결국에는 외국인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와 국민의 모습이 어떤지 알아보고자 나온 현상의 일환이다.
18세기 프랑스 신부가 바라 보고 기록한 고조선, 고구려 역사가 최근 책으로 출판돼 역사 마니아들의 이목이 쏠린다.
장 밥티스트 레지(1663~1738)는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로 1698년부터 중국선교에 참여했다. 지리ㆍ수학ㆍ천문학 분야에서 빼어난 지식을 가진 그는 기존의 중국지도를 개량하기 위해 만들어진 황여전람도 제작에 참여해 다른 예수회 선교사들과 함께 중국 각지를 누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조선에 대한 그의 관심을 글로 남겨 유럽에 보냈는데, 이는 18세기 유럽 지식인이 어떻게 조선을 바라보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당초 고조선은 한국사의 시작을 알린 국가지만 지금까지 고대 국가, 중국문명의 거대한 물결에 이끌려 수동적으로 역사 속에 들어선 나라 등과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와중에 레지 신부의 기록이 200년 후인 20세기 초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였던 김교헌, 박은식 등이 써내려 간 한국 고대사의 기록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몇백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기록의 일치로 고조선과 관련된 한국고대사가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 그리고 이방인이 바라본 고조선의 역사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출판된 고조선 관련 서적과는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이번 신간 도서를 통해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고, 한국고대사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연구의 문제점 지적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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