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이 아닌 저주가 닥친 삶으로 바뀌고 있다.’
며칠 전 수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지인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 중 일부다. 고깃집을 2곳이나 운영하는 이분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이니까 감수해야겠지만 점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멘탈리스트를 주민센터마다 한 명씩 배치해 줬으면 좋겠단다.
#“아직도 제조업 하세요?” 요즘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는 말이란다. 40여 년간 제조업체를 이끌며 공장을 3곳 운영하는 도내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 정부를 지지했지만, 이젠 등을 졌다고 한다. 주변 기업인들 대다수가 그렇단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사람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고, 허구한 날 각종 규제로 더는 버티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공장을 한 곳으로 모아 지으려고 하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돌아온 말은 “제 정신이세요?” 란다.
우리 곁의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절규하며 무너져내리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친노동정책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이끈 정부 정책의 결과는 오히려 경제성장과 소득분배가 악화하는 등 실망스럽기만 하다. 중산층 이상 여유가 있다는 사람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 고용 및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이 대폭 올랐다는 게 이유다.
정부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앞서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반발이 일자 6개월 단속 유예를 도입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 둔화로 나타나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펴기도 했고, SOC 예산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가 다시 확대 추진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을 펴고 있다. 해보고 안되면 조금 수정하고 손질하는 수준이다. 기업인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땜질식’ 정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정책은 시행을 일시 중단하거나 재검토하는 정책 모라토리엄 선언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몰락하는 대한민국. 국가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권혁준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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