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호남의 여전한 지역주의
1,300만 雄道로 당당히 표하자
‘경기도 출신 당대표를 원한다’
송영길ㆍ이해찬은 고향을 내세운다. 호남ㆍ충청이 도움될 거라고 봐서다. 김진표는 고향을 감춰 둔다. 경기 수원이 도움 안 된다고 보는 모양이다. 대의원(45%), 권리당원(40%)의 비중이 큰 선거다. 호남의 권리 당원이 전체 27%다. 경기ㆍ서울이 40%인데 여기서 3분의 1도 호남 출신이다. 충청권 권리당원은 호남 다음으로 많다. 여기에 노무현ㆍ문재인 정부와 세종시를 묶어주는 국토균형발전의 끈도 있다. 앞선 후보들의 셈법이 영 틀린 건 아니다.
뿌려지는 여론조사를 보자. 최근(14일 발표) 조사치가 이렇다. 이해찬 후보가 대전ㆍ세종ㆍ충청에서 37.4%로 1등이다. 송영길 후보는 전라ㆍ광주에서 39.4%로 1등이다. 이해찬ㆍ송영길 후보에게 주어진 고향의 선물이다. 그런데 김진표 후보의 1등 지역은 고향 경기도가 아니다. 대구ㆍ경북에서의 23.5%다. 김진표 잘못인지, 경기도 잘못인지 따질 필요 없다. 분명한 건 호남은 송 후보 찍고, 충청은 이 후보 찍는데, 경기는 김 후보 안 찍는다는 거다.
뭐 대단하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영원한 정치 변방 경기도 정치다. 중앙 권력의 들러리 경기도 정치다. 정체성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없는 경기도 정치다. 지난 50년, 경기도 정치는 그렇게 영호남 권력에 기생하며 지냈다. 그 권력이 흘려준 부스러기를 먹고살았다. 그런 힘과 부스러기로 으스댔다. 영ㆍ호남 권력, 충청 세력엔 눈 한번 크게 뜨지 못하면서, 경기도민에게만 힘주고 거들먹거리며 아낙 군수 노릇을 했다.
그랬던 경기도 정치가 요 며칠 달라져 보인다. 경기 출신 김진표 후보의 입이 사뭇 거칠다. 충청권 맹주를 향한 공격에 거침이 없다. 호남 한복판에 가서 ‘호남표는 내 것’이라며 호언한다. 지역 정치인들도 함께 변했다. 수원시의장은 열 일을 제치고 전국을 돈다. 알 만한 지방 의원들이 ‘김진표’ 플래카드를 실어 나른다. 3선 수원시장은 일찌감치 ‘김진표 지지’로 커밍아웃을 했다. 충청 연설장, 호남 연설장이 경기도 구호와 경기도 기호로 넘실댔다.
때가 왔음을 알아가는 듯 하다. 대한민국 인구의 25%가 사는 경기도다. 대한민국 수출의 27.7%를 담당하는 경기도다. 진작부터 소리 질렀어야 했다. 50년 가까이 수도권 정비 계획법에 억눌렸다. 지방 살리려고 60개가 넘는 공기업을 빼앗겼다. 벌써부터 소리 질렀어도 됐다. 이제라도 알아가면 된다. 당당하게 경기도 정치를 말하면 된다. 국회 의장에 경기도 출신이 앉았다. 경기도의 힘이다. 여당 당대표에 경기도 출신이 앉으면 더 좋을 것이다.
7월 26일,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세 후보가 확정됐다. 다음날, 전남일보는 이렇게 썼다. ‘세대교체 바람 탄 송영길…세대교체를 바라는 중앙위원들의 표심이 작용했다…급부상할 것이다’. 8월 13일, 충청일보는 이런 사설을 실었다. ‘충남 청양 출신 이해찬 의원이 나서 수원과 전남이 고향인 김진표ㆍ송영길 후보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바른 미래당에도 충북 괴산 출신 김영환 전 장관이 도전장을 냈다…당선돼서 충청도 사랑을 보여주기 바란다.’
경기도 합동연설회가 18일이다. 이틀 남겨놓은 오늘, 충청일보ㆍ전남일보가 담았던 딱 그만큼의 지역주의를 담아 이런 말을 남겨볼까 한다. “경기도 출신의 김진표가 출마했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표심이 작용하고 있다. 당 대표가 돼서 경기도 사랑을 보여주기 바란다.”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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