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에서 방영하는 ‘미스터 션샤인’ 속 고애신(김태리)이 인기를 모으면서 여성의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 이전,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 있었다. 지난 2015년 관람객 1천270만 명을 동원한 영화 ‘암살’. 영화의 주인공인 ‘안옥윤(전지현)’이 ‘여자 안중근’이라고도 불리는 ‘남자현’ 여사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았다.
지난 22일은 이러한 남자현 여사가 세상을 떠난 지(1933년 8월22일) 정확히 85년 되는 날이었다.
그날 국가보훈처는 ‘여성독립운동가 발굴 관련 보도 사실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본보가 ‘여성독립운동가 발굴 용역’에 대해 제기한 주요 의혹은 다음과 같다. △용역 입찰을 진행하면서 1차 입찰에 단 한 곳만 참여해 유찰됐음에도 2차 입찰 공고 기간을 1차 때보다 오히려 줄였고 2차 입찰에도 단 한 곳만 참여하면서 유찰, 결국 1차ㆍ2차 입찰에 홀로 참여했던 A기관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A기관의 대표는 자신이 보훈처에 이번 연구용역을 먼저 제안했고 제안서까지 가져다줬다고 주장한다. △또 이번 용역을 통해 202명을 발굴했다면서 현재 10여 명의 인사만 공개하고 있는데, 공개된 독립운동가 대부분이 이미 학계에 익히 알려진 여성독립운동가다.
이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해명은 이렇다. △공개입찰했지만 1개 업체만 응찰해 불가피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정당하다. △이번 연구 용역은 여성독립운동가 발굴확대 계획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용역 수행자가 제안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독립운동가라도 공적을 추가하거나 보완하면 그것 역시 용역 성과다.
국가보훈처의 해명으로 한 가지 의문은 해소됐다. ‘120일인 연구용역 기간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해도 매일 1.6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발굴해야 202명을 발굴할 수 있는데 이게 가능한 것일까?’라는 의문 말이다. 국가보훈처 주장대로 기존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보완작업도 ‘발굴’한 것이라고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국가보훈처에 되묻고 싶다. 저 해명에, 이번 연구용역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가. 자신들이 해명자료를 발표한 날이 무슨 날인지는 아는가. 남자현 여사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에게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 말이다.
이호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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