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농업, 새로운 시도와 관심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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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달리 농사짓기가 어려운 해다. 연초에는 냉해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여름에는 가뭄과 폭염이 이어져 수확이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태풍과 폭우로 다시 농심을 차게 만들었다. 마치 재해에 관한 모든 것을 다 경험하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후의 변화와 극단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후진국은 공업화로 중진국은 가능하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 나라는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농업의 안정적 생산만이 식량안보를 담당하고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

 

연초에 일본의 농촌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고구마 주산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험장소였다. 인근이 고구마 생산을 단지화하고 그 가운데 생산, 체험(교육), 유통(외식) 등 고구마에 관한 모든 것을 폐교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형태가 일본의 많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이 가격보완과 생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생산 이후의 산업으로 안정된 수입과 생활을 유지하려는 다각도의 노력이 엿보이는 현장이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이라는 정부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진전이 있다. 그러나 실제상황은 일반 농가가 이 사업을 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많은 농가의 단지화와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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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농업의 다수는 노령 인구이며 생산에 전념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제조와 유통에 대하여서는 필요성과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즘의 경제는 소비와 유통을 고려하지 않은 생산은 결국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기 마련이다.

농업인은 자식과 손자들이 먹지 않는 농산물은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는 단순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가공, 제조에 좀 더 고민과 선택이 필요하다. 소비자에 친근하고 수요가 충분한 것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어려운 부분은 이겨내기 위하여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동일 작목을 가격 걱정하지 않고 매년 심을 수 있는 지역 단지화를 유도하여야 보다 효율적인 융복합사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생사 귀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경쟁력을 논하기에 앞서 농업의 위기가 국가 전체의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 도시민들도 소비자로서 권리와 아울러 농업과 농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등 관심을 지속하여 한다. 올해처럼 기상이변에 가격이 오르는 것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변에 있는 생산기반과 그 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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